히알루론산은 분자량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나요? 저분자·고분자 침투 깊이와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 전성분 읽는 기준

히알루론산은 분자량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나요?

핵심은 히알루론산이라는 이름 하나가 서로 다른 물질 여러 개를 덮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분자량이 1,000kDa을 넘는 고분자는 피부 표면에 얇은 막처럼 남아 수분이 날아가는 속도를 늦추고 50kDa 이하 저분자는 각질층 사이로 스며들어 표피 쪽에서 작용합니다. 실험적으로는 400Da\~100kDa 범위의 작은 분자가 진피까지 도달한 비율이 14\~19%로 보고된 반면 큰 분자는 2.73\~10.2%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니까 저분자냐 고분자냐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깊이에서 일을 시키려는지의 문제입니다. 보습 화장품을 고를 때는 전성분에 적힌 원료 이름과 표기 방식부터 보는 편이 농도 숫자보다 빠릅니다.

목차

세럼 세 개를 겹쳐 발랐는데 겉돌기만 했던 날

연구소에서 제형 평가를 돕던 때 겪은 일입니다. 히알루론산 함량을 앞세운 세럼 세 종을 받아 같은 팔에 층층이 올려 봤습니다. 처음 두 겹까지는 괜찮았는데 세 번째를 올리고 20초쯤 지나자 손가락 끝에 하얀 실밥 같은 것이 뭉쳐 나왔습니다. 흔히 밀린다고 말하는 그 현상입니다.

세 제품의 전성분을 나란히 놓고 보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셋 다 상위 다섯 번째 안에 하이알루로닉애씨드가 적혀 있었습니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물을 끌어안은 채 표면에 남는 성질이 강해서 같은 성격의 막을 세 겹 쌓으면 서로 엉깁니다. 제형에 든 고분자 증점제까지 겹치면 더 심해집니다.

그다음에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가수분해 표기가 붙은 제품을 먼저 얇게 올리고 2분쯤 두었다가 고분자 쪽을 마지막에 덮었습니다. 밀림은 사라졌고 네 시간 뒤 측정한 각질층 수분량도 처음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성분표에 적힌 이름 하나가 바르는 순서까지 바꿔 놓은 셈입니다.

kDa은 무엇을 재는 단위인가요

한 줄로 말하면 kDa은 분자 하나의 무게를 재는 단위입니다. 1Da은 수소 원자 하나의 질량에 가깝고 1kDa은 그 천 배입니다. 히알루론산은 이당류가 길게 반복되는 사슬 모양 고분자여서 사슬이 몇 번 이어졌느냐에 따라 무게가 수백 Da에서 수백만 Da까지 벌어집니다.

업계에서 대략 쓰는 구분은 이렇습니다. 1,000kDa 이상을 고분자, 50\~1,000kDa을 중분자, 50kDa 이하를 저분자로 봅니다. 10kDa 아래는 올리고 히알루론산이라 따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 경계를 법으로 정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업계 관행이어서 회사마다 저분자의 기준선이 다릅니다. 어떤 브랜드의 저분자가 300kDa이고 다른 브랜드의 저분자가 8kDa일 수 있습니다.

히알루론산이 보습 원료로 오래 쓰인 건 물을 붙잡는 힘 때문입니다. 1g이 물 6L까지 끌어안는다는 설명이 자주 인용되는데 이 수치는 사슬이 충분히 긴 고분자 상태를 전제로 합니다. 사슬을 잘라 작게 만들면 침투는 쉬워지지만 물을 가두는 능력 자체는 줄어듭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줍니다.

보습은 국내에서 기능성화장품 범주가 아닙니다. 미백·주름개선·자외선차단처럼 고시된 성분과 함량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히알루론산에 법으로 정한 하한선이 없기 때문에 0.001%만 넣고도 히알루론산 함유라고 쓸수 있습니다. 어떤 성분이 어떤 농도로 고시돼 있는지 궁금하다면 미백·주름 개선 기능성화장품,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어야 하나요?를 함께 보시면 비교가 쉽습니다.

분자량별로 어디까지 들어가나요

피부 바깥층인 각질층은 벽돌담처럼 촘촘합니다. 분자가 크면 담을 넘지 못하고 표면에 남습니다. 돼지 피부와 사람 피부 조직을 이용한 투과 실험에서 400Da\~100kDa 구간의 히알루론산은 진피까지 도달한 비율이 14\~19%로 측정됐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더 큰 분자는 2.73\~10.2%에 그쳤습니다. 5kDa 제품이 500kDa이나 2,000kDa보다 피부 흡수를 더 많이 끌어올린 보고도 있습니다.

작용하는 방식도 갈립니다. 고분자는 각질층의 수분 함량을 직접 올리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저분자는 각질층 지질 사이의 유동성을 높이는 쪽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지질층이 느슨해지면 함께 바른 다른 성분까지 통과가 쉬워집니다. 펩타이드 흡수를 돕는 보조 역할로 히알루론산을 쓰는 처방이 여기서 나옵니다.

분자량 구간머무는 위치기대할 수 있는 역할
1,000kDa 이상 (고분자)피부 표면·각질층 최상부보호막 형성, 수분 증발 억제, 즉각적인 매끈함
50\~1,000kDa (중분자)각질층 내부각질층 수분 보유, 제형 안정성
10\~50kDa (저분자)각질층 하부\~표피지질층 유동성 증가, 다른 성분 흡수 보조
10kDa 이하 (올리고)표피 하부까지침투 위주, 다만 물 보유력은 상대적으로 낮음

표를 보면 왜 성분표에 히알루론산 계열이 서너 개씩 들어가는지 짐작이 됩니다. 한 제품에 분자량 구간을 섞어 넣으면 표면과 안쪽을 동시에 맡길 수 있습니다. 이걸 멀티 분자량 또는 다중 복합이라고 표기하는 제품이 늘었습니다.

다만 투과 실험 숫자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적출한 피부 조각을 확산 장치에 끼워 몇 시간 동안 측정하는 방식이고 실제 얼굴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조건이 다릅니다. 땀과 피지가 계속 나오고 세안으로 씻기고 바르는 양도 1\~2mg/cm² 수준입니다. 연구 수치는 분자량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는 근거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몇 퍼센트가 들어가느냐를 다투는 데는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전성분에서 분자량의 단서를 어떻게 읽나요

분자량을 전성분에 적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숫자 대신 원료 이름의 접두어로 짐작하는 방법을 씁니다.

하이알루로닉애씨드는 산 형태 그대로여서 계열 중 가장 무겁습니다.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는 그 나트륨염인데 물에 더 잘 녹고 분자량도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여기에 가수분해를 뜻하는 하이드롤라이즈드가 붙으면 사슬을 끊어 더 작게 만든 원료라는 표시입니다. 즉 무게 순서는 하이알루로닉애씨드 \>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 \> 하이드롤라이즈드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로 보면 대체로 맞습니다.

전성분 표기성격읽는 법
하이알루로닉애씨드산 형태, 고분자 경향표면 보습·막 형성 쪽 비중이 큼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나트륨염, 중분자 경향가장 흔한 형태, 제형 안정성 좋음
하이드롤라이즈드하이알루로닉애씨드사슬을 끊은 저분자침투 비중이 큼, 함량 표기와 함께 볼 것
소듐아세틸레이티드하이알루로네이트아세틸기를 붙인 변형친유성이 올라가 각질층 친화도가 높음
하이알루로닉애씨드크로스폴리머가교 처리겔처럼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짐

표기 위치도 봅니다. 전성분은 함량 순으로 적는 것이 원칙이고 1% 이하 성분은 순서를 자유롭게 써도 됩니다. 히알루론산 계열이 뒤쪽에 몰려 있다면 1% 아래일 가능성이 큽니다. 히알루론산은 1%만 들어도 제형이 끈적해져서 애초에 고농도로 넣기 어려운 원료입니다. 숫자가 작다고 성의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제품을 비교할 때는 수분량 시험 결과를 함께 봅니다. 어떤 지표로 재는지 모르면 광고 문구만 남습니다. 보습 효과 시험에서 피부 수분량과 경피수분손실은 무엇을 재나요?에 측정 방식이 정리돼 있습니다.

보습 제품을 고르는 4단계

1단계, 내 피부가 수분을 못 머금고 있는지 아니면 붙잡아 둘 기름막이 없는지를 가릅니다. 세안 후 10분이 지나 당기면 수분 문제에 가깝습니다. 오후가 되면 거칠게 일어나는 쪽은 유분과 장벽 문제입니다. 후자라면 히알루론산을 더 바르는 것보다 세라마이드나 에몰리언트를 올리는 편이 빠릅니다.

2단계, 전성분에서 히알루론산 계열이 몇 가지인지 셉니다. 두 가지 이상 섞여 있고 그중 하나가 가수분해 표기라면 분자량을 의도적으로 배합한 처방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나뿐이고 그게 하이알루로닉애씨드라면 표면 보습에 치우친 제품으로 보면 됩니다.

3단계, 바르는 순서를 정합니다. 작은 것을 먼저, 큰 것을 나중에 올리는 순서가 상식에 맞습니다. 고분자 막을 먼저 덮으면 뒤에 올리는 저분자가 그 막에 걸립니다. 앞서 말한 밀림 현상도 대개 이 순서를 거꾸로 했을 때 생깁니다.

순서와 함께 타이밍도 챙깁니다. 세안 직후 피부가 아직 젖어 있을 때 바르면 히알루론산이 끌어안을 물이 표면에 남아 있어 체감이 다릅니다.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고 건조한 피부에 올리면 제품 안의 수분만으로 버텨야 해서 당기는 느낌이 빨리 돌아옵니다. 토너로 한 겹 적신 뒤 세럼을 올리라는 조언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4단계, 2주를 같은 조건으로 써 봅니다. 히알루론산은 바른 직후의 촉촉함과 몇 시간 뒤의 상태가 다르게 갈리는 원료입니다. 습도가 낮은 실내에서는 표면의 히알루론산이 공기 중 수분을 끌어오지 못해 오히려 피부 안쪽 물을 당겨 쓰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그래서 건조한 계절에는 히알루론산 위에 유분막을 덮는 조합이 안전합니다.

저분자가 항상 더 좋은 선택은 아닌 이유

침투가 깊다는 말은 좋게만 들립니다. 그런데 분자량이 작아진 히알루론산은 몸에서 다른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잘게 쪼개진 저분자 조각은 조직이 손상됐다는 신호로 작동한다는 연구가 꾸준히 나와 있습니다. 상처 치유 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화장품에 쓰이는 농도에서 이런 반응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게 봅니다. 다만 장벽이 이미 무너진 피부, 레티놀이나 각질 제거 성분을 함께 쓰는 피부, 아토피 성향이 있는 피부라면 올리고 단위까지 내려간 제품을 한 번에 여러 겹 올리는 선택은 권하지 않습니다. 따끔거림이 생기면 분자량 탓보다 함께 든 다른 성분을 먼저 의심하되 사용 겹수를 줄여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조합이 중요합니다. 고분자 하나로 표면을 덮고 저분자 하나로 안쪽을 채우는 두 겹이면 대부분의 피부에 충분합니다. 다섯 겹으로 쌓는다고 그만큼더 촉촉해지지 않습니다. 보습 성분이 각각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보습제 성분 휴멕턴트·에몰리언트·밀폐제는 무엇이 다른가요?에서 정리했습니다.

FAQ

저분자 히알루론산이 들어 있으면 주사처럼 효과가 있나요? 아닙니다. 필러나 스킨부스터로 쓰는 히알루론산은 바늘로 진피에 직접 넣는 의료 행위입니다. 화장품은 바르는 제품이라 각질층을 통과하는 양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투과 실험에서 진피 도달률이 14\~19%로 나온 것도 적출한 피부 조직 조건이며 사람이 매일 바르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화장품 히알루론산은 표피 수분 관리로 기대치를 잡는 편이 맞습니다.
히알루론산 함량이 높다고 적힌 제품이 더 좋은가요? 함량과 체감이 비례하지 않습니다. 히알루론산은 1% 수준에서도 제형이 끈적해질 만큼 점도가 높은 원료여서 고농도 처방이 오히려 바르기 불편합니다. 함량 숫자보다 분자량 구간이 섞여 있는지, 유분막을 덮을 제품이 루틴에 있는지가 체감을 더 가릅니다.
건조한 겨울에 히알루론산만 바르면 더 당기는 이유가 뭔가요? 히알루론산은 주변에서 물을 끌어오는 휴멕턴트입니다. 실내 습도가 30%대로 떨어지면 공기에서 가져올 물이 부족해 피부 안쪽 수분을 당겨 쓰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표면의 수분은 그대로 증발합니다. 히알루론산 세럼 위에 크림이나 오일로 뚜껑을 덮어 주면 이 문제가 줄어듭니다.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와 히알루론산은 다른 성분으로 봐야 하나요? 화학적으로는 같은 사슬의 염 형태입니다. 다만 화장품 실무에서는 다르게 다룹니다. 소듐하이알루로네이트가 물에 더 잘 녹고 분자량이 작은 편이라 제형 안정성과 침투 양쪽에서 쓰기 편합니다. 전성분에 둘이 함께 적혀 있다면 분자량을 나눠 배합했다는 신호로 읽으면 됩니디.
분자량을 제품 설명에 적어 두지 않으면 알 방법이 없나요? 정확한 수치는 제조사만 압니다. 그래도 원료 이름의 접두어로 구간을 추정하고 브랜드가 멀티 분자량을 강조하는지, 가수분해 표기가 있는지로 좁힐 수 있습니다. 기술 자료를 공개하는 브랜드라면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평균 분자량 범위를 알려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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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기자의 눈] 히알루론산은 다 같다? 양질의 화장품 고르려면?.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70605
  2. 히알루론산 한 분자, 물을 얼마나 붙잡을 수 있을까. https://www.kmjournal.net/news/articleView.html?idxno=13701
  3. Hydrolyzed Sodium Hyaluronate: What It Is (Paula's Choice Ingredient Dictionary). https://www.paulaschoice.com/ingredient-dictionary/ingredient-hydrolyzed-sodium-hyaluronate.html
  4. 히알루론산의 각질 유동성 향상을 통한 주름 개선 펩타이드 피부 흡수 촉진.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16461
  5. Sodium Hyaluronate vs. Hyaluronic Acid: What's the Difference?. https://www.theinkeylist.com/blogs/news/sodium-hyaluronate-vs-hyaluronic-acid